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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해외 성지순례 : 이탈리아 오르비에토 두오모 대성당

by 루시아1004 2024.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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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묻은 성체포가 보관되어 있는 오르비에토 두오모 대성당
피묻은 성체포가 보관되어 있는 오르비에토 두오모 대성당

 

 

오르비에토 대성당은 이탈리아 움브리아의 역사적인 마을 오르비에토에 자리 잡은 경이로운 고딕 건축물입니다. 이 장엄한 건물은 건축학적 화려함뿐만 아니라 볼세나의 성체 기적을 기념하기 위해 건축된 성당으로 성체의 기적 당시의 피 묻은 성체포를 보관하고 있어 오르비에토 대성당은 특히 성체축일 동안 주요 순례지가 되었습니다. 

가톨릭 미사의 성체 실체 변화의 신앙


가톨릭 교회를 구분하는 핵심은 미사이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잡히시던 날 밤 작은 다락방에서 제자들과 함께 나누신 최후의 만찬이 바로 오늘날 미사의 가장 원형입니다. 예수님은 빵과 포도주를 들고 감사의 기도를 올리신 뒤 제자들에게 주면서 "이는 내 몸이다...내 계약의 피다..."(마태 26,26.29)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루카 22,19)고 말씀하셨습니다. 가톨릭 교회는 예수님께서 성찬례를 제정하시고 제자들에게 그 실천을 계속하라고 하신 말씀 그대로 미사전례 때 재현하고 있습니다. 성찬례는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원천이며 정점이고 주님이신 예수님의 몸과 피의 희생제사입니다. 성찬례를 집전하는 동안 사제가 "그리스도의 인격으로"(인격체인 그리스도 안에서) 행동한다는 생각도 초기교회에 발전했습니다. 그리고 가톨릭 교회에서 정식으로 서품을 받은 직무 사제만이 미사를 집전할 수 있고, 성변화가 가능하다는 믿음은 단 한 번에 생겨난 것이 아니라 교회의 역사 안에서 활동하시는 성령께서 서서히 완성시켜 주셨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가톨릭 신자에게 있어 중요한 교리 중의 하나는 성체 실체 변화’(Transsubstantiatio)입니다. 즉 미사 때 성찬례를 통해서 그 순간에 빵과 포도주가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의 실체로 변화한다고 믿는 신앙입니다. 그 성체 안에 예수님이 실제 하신다는 교리는 철저한 신앙의 눈으로 보아야만 믿을 수 있는 교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 속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지역에서 이 성체와 관련된 기적 사건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교회 역사에서 최초의 성체 기적은 이탈리아 남부 란치아노라는 곳에서 일어났던 기적입니다. 그리고 볼세나는 두 번째로 일어난 성체의 기적입니다. 볼세나의 성체기적이 중요한 의미는 1264년도에 제정된 성체성혈 축일이 제정되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오늘날 가톨릭 대축일 가운데 하나로 보내는 성체성혈 대축일이 탄생하게 됩니다. 성체찬미가도 이때 만들어지게 됐는데 성 토마스 아퀴나스에게 위임을 해서 전례와 기도문을 작성하게 하여 오늘날까지 성체 찬미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성 토마스의 성체 찬미가는 가톨릭 교회의 성체 성혈에 대한 흠숭, 성체성사에 관한 묵상 등을 노래하는 내용으로  미사, 성체 현시, 성체 강복 같은 여러 전례 중에 불려지고 있습니다.

볼세나의 성체기적과 오르비에토 두오모 대성당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성체 기적 중 하나인 “볼세나의 성체 기적”은 이탈리아 볼세나에서 일어났으며, 교황 우르바노 4세가 재위(1261-1264)하던 때였습니다. 1263년 체코 프라하의 베드로 사제는 신앙이 흔들리고 있었고 특별히 미사 중에 성변화의 축성문을 발할 때 제병이 그리스도의 몸으로 변화하는지에 대한 의심을 품고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고해사제는 그에게 보속으로 프란치제나 순례길을 걸으면서 만나는 모든 성당에서 미사를 거행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로마에 가서 베드로와 바오로의 무덤에서 기도하라고 지시를 하였습니다. 사도들의 무덤에서 기도한 후 그는 신앙을 되찾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 볼세나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미사를 봉헌하기 위해 용기와 신앙을 지닌 어린 순교자, 성녀 크리스티나에게 봉헌된 성녀 크리스티나 성당에서 성찬전례 중, 성체를 쪼개면서 다시 의심이 들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예수님께 표징을 보여 달라고 간절히 청하였습니다. 바로 그 순간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베드로 신부가 쪼갠 성체에서 피가 뚝뚝 흘러내렸던 것입니다. 성체에서 흘러내린 피는 사제의 손가락을 적시고, 제대 위에 깔려 있던 성체포에 흘러내렸습니다. 마치 사람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것처럼 피가 흘러내렸습니다. 너무 놀란 그는 미사를 중단하고 급히 성체포로 감싼 후 제의방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때 성혈은 제대 앞 돌바닥에도 떨어졌습니다. 정신을 차린 그는 교황 우르바노 4세가 거주하는 오르비에토로 가서 자신이 겪은 일을 고백했습니다. 오르비에토는 로마에서 약 120km 떨어져 있는 도시인데, 당시에 로마가 정치적으로 불안했고 또 전염병으로 위험했기에 그곳은 교황들의 임시 거주지가 되곤 했습니다. 마침 교황 우르바노 4세도 당시 오르비에토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교황은 즉시 야고보 주교를 보내어 베드로 신부가 보고한 일을 철저히 조사하도록 시켰습니다. 주교는 그것이 주님의 개입으로 일어난 기적임을 확신하고 그 성체포를 오르비에토로 모셔와 교황에게 전했습니다. 그리하여 그때부터 주님의 성혈이 새겨진 성체포는 오르비에토에 모셔지게 되었습니다. 이를 기념하여 오르비에토 두오모 대성당이 건축되었고 지금도 고딕 양식으로 꾸며진 화려한 오르비에토 대성당 내부 "성체포 경당" 안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성혈 대축일의 의미

가톨릭교회의 전례력에는 축일과 대축일이 정해져 있습니다. 주님 부활 대축일, 성령 강림 대축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등, 1년 간의 축일과 대축일이 있습니다. 대축일 중에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이루어진 성체성사의 제정과 그 은총을 기념하는 대축일입니다. 삼위일체 대축일 다음 첫 번째 목요일이나 일요일에 지켜지는데, 한국에서는 첫 번째 주일에 지내고 있습니다. 성체축일(Corpus Christi)이라고도 알려진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은 가톨릭 교리를 다른 기독교 전통과 구별하는 핵심 신앙인 성찬례 안에 예수 그리스도가 실제로 현존하심을 기리는 날입니다. 13세기에 제정된 성체축일은 신자들이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실제 몸과 피가 된다고 믿는 성찬례의 심오한 신비에 대해 묵상하도록 초대합니다. 성체축일은 희생제물이자 친교의 성사인 성찬례의 이중적 측면을 강조합니다. 성찬례는 성찬 거행을 통해 지금 여기에서 실현되는 그리스도의 유일한 십자가 희생의 재현입니다. 이러한 희생적 차원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구원의 능력을 강조하며, 신자들을 그분의 구원 사업에 참여하도록 초대합니다. 성체 성혈 대축일은 이러한 성찬례의 신비를 묵상하면서 이를 생활 속에서 실천할 것을 다짐하는 날이라고 할 수 있우며, 그리스도인은 성찬례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또한 성찬례는 친교의 성사로서 신자들을 그리스도와 결합시키고 신자들을 서로 결합시킵니다. 바오로 사도는 코린도인들에게 보낸 첫 번째 서한에서 이러한 공동체적 측면을 강조합니다. “빵이 하나이므로 우리는 여럿일지라고 한 몸입니다. 우리 모두 한 빵을 함께 나누기 때문입니다”(코린토 1서 10: 17). 성찬례는 교회 내 일치를 촉진하고 구성원들 사이의 사랑과 자선의 유대를 강화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은 그리스도의 현존을 기념할 뿐만 아니라 사랑, 봉사, 연대의 행위를 통해 세상에서 이 현존이 의미하는 바를 실천하라는 부르심이기도 합니다. 또한 성찬례는 신자 개인뿐 아니라 교회 전체를 위한 변화의 성사입니다. 신자들은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음으로써 그분을 더욱 닮아가며 그분의 사랑과 동정심, 자기 증여를 구현하도록 초대받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적이고 공동체적인 것이며, 교회 내 일치를 촉진하고 신자들이 세상에서 자신의 사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줍니다. 성찬례의 삶을 실천하려면 몸과 마음이 모두 교회의 품 안에 머물러야 합니다. 친교와 일치의 삶입니다. 몸과 피를 내어주신 주님처럼 가난한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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